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요 암호화폐 기업인 리플(Ripple)을 투자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리플은 직접 피소 사실을 알리며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포츈지에 따르면 전날 리플은 "SEC측으로부터 리플과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 크리스 라슨 리플 공동 창립자를 연방 민사법원에 기소할 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기소와 관련해 SEC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번 소송은 2012년 리플이 발행한 암호화폐 XRP의 증권 여부와 관련돼 있다. XRP는 시총 230억 달러 상당의 대형 암호화폐로, 지난 수년간 관련 논쟁이 있어왔다.

현재까지 SEC가 증권이 아니라고 확정 지은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2종뿐이다.

특정 관리자나 관리 기업이 없는 탈중앙 특성이 근거가 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채굴 프로세스를 통해 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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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의 경우, 2012년 리플이 1000억 개 물량을 일시 발행했다. 리플은 XRP 발행량 일부를 락업시켜 유통량과 가치를 조정하고 있다. 리플과 공동 설립자들이 XRP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XRP 증권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에 대해 리플은 기업이 XRP 보유 물량을 임의 활용할 재량이 없다는 점, 점점 더 많은 은행과 기업들이 국경 간 거래에 XRP를 채택하면서 탈중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피력하며, XRP가 증권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SEC는 토큰 발행을 진행한 기업들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왔으며 대부분 승소했다. 킥(Kik), 텔레그램 등이 진행한 대형 프로젝트들도 SEC와의 법정 다툼 끝에 중단됐다.

리플이 해당 기업들과 다른 점은 2017년 말 SEC가 관련 지침을 내놓기 전에 XRP 기반 사업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이번 기소에 대해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법적 측면에서나 정황 측면에서 잘못된 조치"이며 "암호화폐 산업 전반과 미국 혁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SEC가 암호화폐 산업를 억압할 수 없도록 산업을 대표해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리플 경영진들은 규제가 모호한 미국을 떠나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리플 CEO는 트럼프 미 대통령 퇴임과 함께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이같은 소송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갈링하우스는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이 임기 마지막 조치로 미국의 암호화폐 산업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만 한정 지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재무부가 내놓은 비수탁형 월렛 규정 제안을 거론, "암호화폐 산업에 비우호적이었던 트럼프 행정부가 좋지 않은 마무리를 하고 있다"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나은 지원을 받을 것을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CEO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대부분 중국에서 생성되고 있는 반면에 리플은 미국이 설립한 회사이며, 싱가포르, 스위스, 일본 등이 XRP를 증권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갈링하우스는 "SEC가 혁신의 모습을 선별(cherry-pick)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은 결정은 중국에 직접적인 이익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일본 금융 대기업 SBI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리플 이사회 소속인 요시타카 키타오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해당 소송에서 리플이 우세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금융당국인 금융청(FSA)은 이미 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면서 "리플이 해당 소송에서 최종 승리할 것으로 낙관하며 SBI홀딩스는 리플의 확고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XRP의 증권 여부는 연방 법원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종 판결은 가격 상승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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