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을 합법화했다. 정부 인가를 받은 사업자만 지정된 마이닝풀을 통해 채굴할 수 있게 했으며, 그외 채굴 활동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24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새로운 법령을 관보에 게재하고 암호화폐 채굴을 합법화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앞으로 암호화폐 채굴자는 정부 기관에 등록하고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한다. 국가가 지정한 공식 마이닝풀을 통한 채굴 활동만 허용되며, 해당 마이닝풀 외에 독자적으로 채굴할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채굴자는 채굴 활동에 대한 정보를 당국에 제출하고, 채굴 기록을 10년간 보관해야 한다.
채굴기 제조나 채굴 관련 데이터센터도 정부로부터 특별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로써 채굴기의 제조나 수입도 당국의 감독을 받게 됐다.
그동안 베네수엘라는 채굴자에게 라이선스 취득을 조건으로 전기요금을 감면해주는 등 채굴활동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베네수엘라 내에서 이뤄지는 암호화폐 채굴 활동에 대한 정부 통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에 등록된 채굴자만이 국가가 지정한 마이닝풀에서 채굴 활동을 할 수 있고, 채굴 활동에 대한 기록을 보유하게 한 점은 채굴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정확히 파악해 세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는 채굴 산업의 중앙화를 통해 정부가 직접 채굴활동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채굴자들이 얻는 보상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동결·지연시키는 등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자국 통화 볼리바르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이 생산하는 원유를 담보로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한 바 있다. 또 페트로의 유통을 높이기 위해 페트로의 의무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페트로나 볼리바르보다는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더 신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암호화폐 개인 투자자를 보유한 국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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