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압박이 거세지면서 주말 새 비트코인이 7개월 최저 수준인 3만 3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022년 1월 24일 저녁 8.8%가량 하락하며 3만 3243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서서히 상승해 1월 25일 새벽 3만 7247달러까지 회복했다가 11시 30분 현재는 3만 6221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3만 3000달러선까지 내려간 건 2021년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2021년 11월 10일 최고점인 6만 8990달러에서 5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컴파운드캐피털어드바이저(Compound Capital Advisors)의 찰리 빌레로(Charlie Billello)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50% 이상 하락한 건 2009년 출시 이후 이번이 8번째, 2018년 이후로는 세 번째이다. 2021년 4월부터 7월 사이에도 비트코인은 52% 하락한 바 있다.
비트코인 하락 충격은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도 전달됐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2021년 11월 가격 대비 50% 낮은 2176달러까지 하락하며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1년 큰 인기를 얻었던 솔라나는 64%, 시바이누는 74%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 가치는 한 때 1조 6500억 달러까지 급감하며 11월 최고치인 2조 9700억 달러에서 44% 줄어든 수준을 보였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채굴업체 라이엇블록체인, 마라톤디지털, 비트디지털은 7.3%~12%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7.8% 하락했다.
거시경제 환경은 암호화폐 시장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미 연준은 전 세계 금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종료하고, 몇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대규모 매도세가 일고 있고 특히 기술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월 25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같은 불안은 더욱 자극되고 있다.
주티카 추(Juthica Chou) 크라켄 장외옵션거래책임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등 거시경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위험 회피 움직임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격 하락과 높은 변동성이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는 위험 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추가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 디지털자산 중개업체 비퀀트(Bequant)의 수석연구원 말타 레이스(Martha Reyes)는 "암호화폐는 위험 자산이 거래되는 고성장 신생 산업"이라면서 "연준 압력이 만든 거시경제적 환경이 드라마틱한 시장 움직임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스 수석은 "개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에서 한 발 물러선 듯하다"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리서치 회사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로 개인 투자자 참여를 나타내는 소액 거래 규모는 2021년 1분기와 4분기 사이 40% 이상 감소했다.
한편, 로이터는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9% 가까이 하락한 것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우려에 위험자산 매도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하면서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반대 진영인 나토(NATO) 가입을 시도하면서 러시아가 이를 막기 위해 무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1월 23일 우크라이나 내 모든 미국인의 출국을 권고했으며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주변에 최대 5만 명의 병력을 증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제 사회 갈등으로 비화되거나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변수가 생기면 시장은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말 10만 달러를 전망했던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3만~3만 2000달러 지지선에 주목하고 있다. 3만 달러는 2021년 4~7월 매도세가 끝난 저점이고, 2021년 시작가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지난 13개월 중 처음 비트코인을 매입한 모든 사람이 적자를 보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 위험 자산에 대한 추가 매도가 따를 수 있다"면서 "거시경제 상황이 바뀔 때까지 비트코인은 역풍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낮은 가격에 매집하는 대형 투자자 수요도 확인되지 않아 빠른 추세 반전이 어렵다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1월 25일 오전 11시 30분 토큰포스트 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52% 오른 3만 6221달러에,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2.81% 하락한 23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8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