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이 "미국 크립토 친화적 은행 실버게이트(Silvergate)의 자발적 청산 결정은 FTX 붕괴 여파로 인한 당국의 규제 강화, 연준의 지속적 금리 인상, 독특한 대차대조표, 공매도 투자자들의 폭격, 예금자 이탈, 비즈니스 파트너 이탈 등 복합적 원인이 존재한다"고 9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소속 선임 연구원 토드 베이커(Todd Baker)는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관련 고객에게 받은 예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그만큼 자유로운 자금풀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들의 포트폴리오에는 주정부 등으로부터 매입한 모기지 증권과 채권이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유 증권의 가치는 잠식됐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FTX발 암호화폐 산업 붕괴로 고객들은 자금 인출을 서둘렀고, 이는 실버게이트의 포트폴리오 손실을 키워 4분기 10억 달러 규모의 구멍을 만들었다. 그들은 금리 상승이 예금 기반 자산 운용에 근본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실버게이트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역시 실무진을 급파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사태를 진압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실버게이트는 FTX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규제당국의 타깃이 됐고, 연준의 금리 인상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4분기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 탓에 규제당국에 제출해야 할 재무보고서도 제 때에 제출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전 FDIC 의장 쉴라 베어(Sheila Bair)는 "실버게이트의 자발적 청산은 암호화폐 익스포저 외에도 전통 은행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리스크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비즈니스 다각화에 실패했고 만기 관리도 철저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