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사 최초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암호화폐 시장 약세와 규제 당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계속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22년 1월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퐁 르(Phong Le)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전략은 '매입 후 보유'이다. 초과 현금 흐름이 발생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생긴다면 비트코인에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보다 더 많이 매입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어쨌든 비트코인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2020년 말 10억 5000만 달러에서 2021년 9월 30일 24억 1000만 달러까지 늘린 상태다. 기업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시장이 더 유동화되면 비트코인 담보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 중인 몇 안 되는 상장 기업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간편결제 업체 블록(전 스퀘어) 등이 암호화폐를 보유 중이다.
상장사 최초로 암호화폐에 투자하며 기관과 기업의 암호화폐 채택을 이끈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들이 암호화폐 채택을 꺼린 건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불확실한 회계기준 때문이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두 가지 문제를 모두 겪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세운 최고점인 6만 8990달러에서 50%가량 하락한 3만 68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7개월 최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비트코인 공시 방식을 변경하라는 압박도 받고 있다. SEC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미국 갭(GAAP, 공인회계원칙)에 정의돼 있지 않은 방식을 사용해 비트코인 변동성을 제거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방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손상차손을 포함시키면 기업 운영 실적에 대한 투자자 분석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가 이후 12월 16일 SEC의 요구 사항을 따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보유 기업들은 공인회계사협회(AICPA) 지침에 따라 암호화폐를 트레이드마크나 웹사이트 도메인 같은 '비한정 내용연수 무형자산(indefinite-lived intangible asset)'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기업은 1년에 한 번은 자산의 가치를 확인해야 한다. 가치가 매입가 이하로 떨어지면 가치를 내려 적어야 하지만, 가치가 상승한 경우에는 매도한 경우에만 차익을 반영할 수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1년 9월 회계기준위원회에 "이같은 접근법이 재무상태와 영업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서한을 보내고,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손실과 가치 차익을 즉시 반영하는 '공정가치회계 규정' 적용을 추진했다.
금융 서비스 업체 제프리 그룹 애널리스트인 브렌트 틸(Brent Thill)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시가 기준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7억 5000만 달러 상당의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한 투자자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월 29일 이후 주식은 19% 하락해 1월 24일 370.45달러에 마감했다. 기업은 기술주와 비트코인 관련주의 대량 매각을 원인으로 분석했지만 투자자들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1년 2분기 1420만 달러, 3분기 361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1억 2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8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