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는 '디지털 공화국, 에스토니아'에 대해 분석한 글로벌 경제전문지 이코노타임즈(Econotimes)의 기고 기사를 2부에 걸쳐 소개합니다. 토큰포스트의 자매지 이코노타임즈에 실린 기고 원문(Estonia is a 'digital republic' – what that means and why it may be everyone's future)은 해당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에스토니아 정부는 사회 기반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에도 상당히 급진적인 관점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관 간 데이터 공유가 제한적이다. 2022년까지 수집·저장된 전 세계 데이터의 93%가 이처럼 내부 시스템 안에 숨겨지거나 고립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약 20년 전인 2001년, 에스토니아는 데이터 고립을 방지하는 시스템 '엑스로드(X-Road)'를 구축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공공 및 민간 기관들은 안전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공유되는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 기술로 프라이버시를 유지한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었다. 핀란드 정부와 협력 구축한 엑스로드는 2007년 러시아 IP주소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은 중앙화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저항력을 가진 분산형 기술의 필요성을 확인한 에스토니아 정부는 지난 2012년 정부 행정 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며 또 다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디지털 사회 위한 솔루션 기술로 ‘블록체인’ 채택
디지털 혁명의 아이콘이 된 에스토니아는 안전한 정보 공유를 위한 차세대 기술로 블록체인을 채택했다.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분산원장기술(DLT)은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2009년 등장한 이래 빠르게 발전하면서 전자 결제, 디지털 인증, 공급망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여러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하기 때문에 해킹, 위변조 등이 거의 불가능하며 높은 보안 수준을 보장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의 블록체인 채택은 잠재적인 사이버 공격을 막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다양한 편의를 더하고 있다. 한 예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민들은 공공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름, 주소 등 동일한 개인정보를 기관마다 다른 서식으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반면에 에스토니아 국민들은 단 한 차례만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해당 정보가 필요한 기관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관련 내용을 즉시 열람할 수 있다.
또한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직접 개인의 데이터를 보유하도록 함으로써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를 제거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디지털 신분증을 통해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
에스토니아 국민들은 정부기관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승인한 것 외의 개인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개인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은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며, 공무원이 승인 없이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된다. 이처럼 개인정보에 대한 소유 및 통제 권한이 완전히 한 개인에게 주어질 수 있었던 것은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다.
선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북유럽 IT 강국으로 부상한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는 1997년의 에스토니아와 같은 환경에 놓인 나라들이 많지 않겠지만,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신뢰 상실' 문제를 딛고 더 나은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동일한 미래지향적 태도가 요구될 것이다.
현재 에스토니아는 전 세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개발 대열에도 함께하고 있다. 현지 중앙은행은 전자정부 시스템에 활용 중인 블록체인 솔루션 및 전자 신분증을 활용하는 디지털 화폐 및 결제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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