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공동 연구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 내용은 향후 디지털 달러의 기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2월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보스턴 연준은 CBDC 기술에 관한 연구 보고서와 오픈소스 코드를 공개했다.
연준은 다년간에 걸쳐 CBDC 작업 '프로젝트 해밀턴(Project Hamilton)'을 추진해왔다. MIT의 CBDC 연구 협력 사실은 2020년 8월에 알려졌다.
연준은 프로젝트 첫번째 단계에서 유연하고 탄력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결과 보고서에서 연준은 "이번에 개발한 코드는 초당 17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한다. 대부분 2초 이내에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며 CBDC 기술 구현 가능성을 내비쳤다.
CBDC 설계 구조에 따른 장단점도 살폈다. 암호화폐 기반 기술로, 중개 없이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분산원장기술(DLT) 사용에 대해서는 '병목 현상'과 '프라이버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달러, 결국 '정책'에 달렸다
기술 구현 가능성과 별개로, 디지털 달러 발행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정책'적인 사안들이다. 연준은 여러 차례 정부와 의회의 지지가 없으면 CBDC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네하 나룰라(Neha Narula) MIT 디지털화폐이니셔티브 총괄도 "미래에 사용될 CBDC 시스템은 정책적 결정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CBDC 기술은 향후 구조와 목적에 대한 정책적 사안이 결정됐을 때 변경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연구진은 "정책 입안자와 다른 당사자가 소비자가 자금에 접근하고, 거래를 실행할 최선의 발안을 정한 이후 역할과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코드에는 중개자 기능이나 수수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연준 이사회는 2022년 1월 20일 발간한 CBDC 보고서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기존 금융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달러를 중개하면, 미국 상황에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연준, CBDC 연구 심화할까
보스턴 연준과 MIT는 다음 연구 단계에서 설계 대안들을 모색하고 보안, 프로그래밍 가능성 등 다른 사안들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프라이버시와 규정 준수 우려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방안도 찾게 된다.
짐 쿠냐(Jim Cunha) 보스턴 연준 수석 부대표는 "CBDC가 추진된다면 연구한 내용들을 점차 발전시켜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 단계를 넘어갈 것인지 결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CBDC 추진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딘 편이다. 연준과 의회에서도 CBDC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한쪽은 '금융소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잠재 혜택보다 비용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2021년 들어 CBDC에 대한 검토에 나섰지만,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연준은 2021년 11월 CBDC 연구 강화를 위해 혁신 센터를 신설해 '국제결제은행 이노베이션허브'와 협력 중이다.
현재 보스턴 연준은 CBDC 사용 방식이나 구조에 대한 일반 대중 의견을 구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가 피드백을 요청하고 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82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