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들이 해외로 자금을 무단 반출하는 데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BNN블룸버그는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인널리시스(Chainalysis)의 최근 연구를 인용, 지난 1년간 중국에서 암호화폐로 빠져나간 자금이 약 500억 달러(59조원) 규모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국외 자금 유출 제한 규정을 우회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자국민이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자금을 5만 달러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중국 자산가들은 해외에 유령회사를 두거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해왔다.

최근 암호화폐는 자산 가치를 이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체인널리시스는 특히 테더(USDT) 같이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손실 위험이 없고, 원하는 법정화폐로 대규모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산 국외도피에 사용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아시아 유출 자금 중 180억 달러 이상이 테더를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테더는 해당 지역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3%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위안화 간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지만, 현지 투자자들은 지하시장을 통해 테더와 위안화 간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와의 긴밀한 관계도 테더가 중국 시장을 점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투자사 프리미티브벤처스 창립 파트너 도비 완은 "중국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비트파이넥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며 "(정부 금지조치 후) 이들 중 다수는 테더 도매업자가 돼 중국 대규모 장외시장(OTC)에 테더를 제공했고, 해당 OTC 거래자들은 이를 일반 대중에게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테더는 중국인들에게 미 달러의 대안이 됐다"면서 "해외에 있는 다수의 중국 기업과 매장에서도 테더 결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킴 그라우어 체인널리시스 수석 연구원은 "테더가 관련 사기 의혹은 해소하지 못했지만 수요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테더는 지난해 담보 불충분 의혹으로 뉴욕 검찰에 기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더 시총은 지난해 20억 달러 수준에서 128억 달러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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